"종신보험 해지하면 300만원 정도 나온대요. 그걸로 일단 급한 카드값부터 막으려고요."
상담 오신 30대 후반 여성분이 하신 말씀이었어요.
10년 넘게 꾸준히 납입하신 보험을 해지해서 카드빚 일부를 메우려 하셨습니다.
막상 자세히 들어보니 해지하면 보장도 같이 전부 사라지는 상황이었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지 전에 꼭 한 번 더 확인하셔야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❶ 오해 - "해지환급금으로 갚으면 제일 빠르다"
당장 현금이 들어오니 빠르게 느껴지실 수 있어요.
그런데 10년 넘게 납입하신 보험은 해지 시점의 환급금이 그동안 낸 보험료보다 훨씬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분도 누적 납입액은 800만 원이 넘었는데, 해지환급금은 300만 원 정도였어요.
거기다 해지하면 보장 자체가 사라지니, 이후에 비슷한 보장을 다시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더 비싸질 수도 있습니다.
(10년 전 나이로 다시 가입할 수는 없으니까요.)
가. 개인회생으로 진행했다면 어떻게 달랐을까
이분의 채무는 카드론과 신용대출 합쳐 3,200만 원 수준이었어요.
소득을 같이 확인해보니 개인회생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범위였습니다.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도 월 변제금으로 정리할 수 있는 사안이었어요.
상담 후 이분은 해지 신청을 취소하시고 개인회생으로 방향을 바꾸셨습니다.
나. 해지하셨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만약 그대로 해지하셨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300만 원으로 3,200만 원 빚 중 극히 일부만 메우고, 나머지는 그대로 남았을 거예요.
보장은 사라지고, 빚은 여전히 많이 남고, 양쪽 다 손해인 셈이죠.
"그때 멈추고 여쭤보길 정말 잘했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❷ 오해 - "회생 신청하면 보험도 다 해지해야 한다"
"회생 들어가면 보험도 다 정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요,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보험의 해지환급금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재산으로 평가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 자체로 반드시 해지해야 하는 건 아니고, 재산 목록에 포함해서 전체 재산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소액의 보장성 보험이시라면 대부분 큰 영향 없이 유지하면서 진행하실 수 있어요.
실비보험이나 암보험처럼 환급금이 적은 순수 보장성 상품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나. 저축성 보험은 조금 다릅니다
저축성 보험이나 변액보험처럼 환급금이 큰 상품은 평가가 좀 더 꼼꼼하게 들어갑니다.
환급금 규모가 크면 그 금액이 재산 목록에 반영되고, 전체 변제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다만 이 경우에도 반드시 해지하라는 뜻은 아니고, 사안별로 유지 여부를 같이 상의해서 결정합니다.
❸ 해지하기 전, 이 세 가지만 확인하세요
첫째, 해지환급금이 그동안 낸 보험료보다 얼마나 적은지 먼저 계산해보세요.
둘째, 해지 후 보장 공백이 생기는 기간 동안 괜찮으실지 생각해보세요.
셋째, 채무 규모가 개인회생으로 해결 가능한 수준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이 세 가지만 짚고 결정하셔도 후회하실 확률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럼 보험증권만 들고 가면 되나요?"
네, 보험증권이나 보험사 앱에서 확인 가능한 해지환급금 조회 화면만 있으시면 충분해요.
그걸 보고 채무 규모와 같이 놓고 보면, 보험을 건드릴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바로 판단이 섭니다.
생각보다 보험을 안 건드리고도 해결되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마무리 - 보험은 급하게 정리할 대상이 아닙니다
그 30대 후반 여성분, 지금은 회생 변제를 진행하시면서 보험은 그대로 유지하고 계세요.
"그때 해지 안 하길 잘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급하다고 보험부터 깨지 마시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보세요.
퇴직금이든 보험이든, 급하게 건드리기 전에 한 번은 전체 그림을 같이 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당장 눈앞의 숫자만 보고 결정하시면, 나중에 그 자리를 다시 채우기까지 훨씬 오래 걸리더라고요.
저도 상담하면서 그런 경우를 정말 여러 번 봤습니다.
보험을 해지하시기 전에, 상담 한 번 먼저 받아보세요.
그 한 번의 상담이 몇 년 치 보장을 지켜드릴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