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너무 부끄러워서 아무한테도 말 못 했어요."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이 말부터 꺼내셨습니다.
28세,
대구 소재 IT 회사 개발자 3년차,
1인 가구 원룸 거주.
"부모님도 몰라요.
회사 동료도 몰라요.
여자친구도 헤어지면서 알게 됐고,
그때 헤어지자고 했어요.
저 지금 이 상황을 처음으로 누군가한테 말하는 거예요."
2025년 4월,
첫 상담이었습니다.
그날 사무소에 오시기 전에 카톡으로 두 번 예약을 미루셨어요.
"막상 가려니까 발이 안 떨어져서요."
세 번째 시도에 오셨습니다.
그 사건이 어제 —
2026년 7월 6일자로 인가 결정을 받았습니다.
15개월의 기록을 오늘 남깁니다.
같은 상황으로 혼자 검색하고 계실 20대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라며,
사건 식별 부분은 모두 가공했지만 금액·시점·소명 방식은 실제 그대로 옮깁니다.
시작 — 2021년 12월, 대학교 4학년 겨울
손실의 시작은 2021년 12월이었어요.
대학교 4학년,
취업 확정,
첫 월급 기다리는 시기.
동아리 선배가 "이거 지금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하셨고,
그 자리에서 500만 원 계좌 개설,
1주일 만에 700만 원이 됐어요.
그때부터 6개월간 계좌는 계속 커졌습니다.
2022년 상반기 상승장이었으니까요.
최고 시점 잔액 약 3,800만 원.
"내가 뭘 좀 아나 보다"라는 착각이 시작됐다고 하셨어요.
2022년 6월,
하락장.
3,800만 원이 8월엔 1,200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내려온 걸 못 참겠더라고요.
다시 올라가면 될 거라고 믿었어요."
대출 물타기 — 3년간 5,200만 원의 손실 구조
2022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
손실을 만회하려고 신용대출·카드론·인터넷은행 마이너스를 순차적으로 끌어와 재투자한 기간입니다.
전형적인 물타기 실패 패턴이었어요.
확인된 대출 이력 —
2022-09 신한은행 신용대출 1,500만 원(첫 연봉 기반),
2023-02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500만 원,
2023-06 케이뱅크 마이너스 700만 원,
2023-11 현대카드 카드론 800만 원,
2024-01 우리카드 카드론 700만 원,
2024-05 토스뱅크 마이너스 500만 원,
2024-08 신한카드 카드론 500만 원.
합산 원금 5,200만 원.
잔고 최종 시점(2025년 3월) 계좌 평가액 약 180만 원.
사실상 5,020만 원 손실이었습니다.
돌아선 순간 — 2025년 3월, 여자친구와의 마지막 대화
회생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정산 통지가 아니었어요.
카드사 최소 결제도 밀리기 시작한 2025년 2월,
3년째 만나던 여자친구가 "결혼 얘기하자"고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결혼 상견례 앞두고 이 5,200만 원을 아무한테도 말 못 하는 상태였어요.
그날 밤 여자친구한테 처음 말했어요.
그 자리에서 헤어지자고 하셨어요.
그게 3월 12일이었어요."
3월 12일 이후,
2주간 아무것도 못 하셨다고 합니다.
3월 27일에 처음 개인회생 관련 검색을 하시고,
4월 3일에 사무소에 첫 카톡 예약,
그리고 두 번의 취소 끝에 4월 21일 첫 대면.
"오늘 안 오면 저도 제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왔어요."
그 자리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드린 말씀은 "일단 오신 것 자체가 시작입니다"였습니다.
회생 가능성 검토 — 도박성 채무는 어떻게 처리하나
이번 사건의 최대 관문은 도박성 채무 판단이었어요.
채무자회생법상 회생 절차 남용 사유 중 하나가 "낭비·도박 등으로 인한 채무"입니다.
암호화폐 손실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원별로 판단이 다른 회색 지대예요.
판단 요소 1 — 투자 기간과 규모
단기 고빈도 매매(스캘핑·데이 트레이딩)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면 도박 판단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면 중장기 보유(홀딩)로 인한 손실은 투자 실패로 판단되는 편이 많아요.
이번 사건은 약 40개월간 총 매매 횟수 약 2,400회로 확인됐고,
평균 보유 기간 12일.
데이트레이딩까지는 아니지만 단기 매매에 가까운 패턴이었습니다.
판단 요소 2 — 대출 유입 시점과 재투자 여부
대출을 받아 즉시 코인 매수에 사용한 이력이 있으면 도박성 강화 요소.
이번 사건은 위에서 정리한 7건의 대출 유입이 각각 매수 시점과 3일 이내 일치해 판단이 어려웠어요.
저희가 취한 접근은 "손실 발생 후 회복 시도의 정황"을 자료로 보강하는 것이었습니다.
판단 요소 3 — 소명 자료 준비
준비한 소명 자료 —
① 최초 매수 시점 대비 대출 유입 시점 비교표(대출은 손실 발생 이후 회복 시도),
② 매수·매도 주요 코인 5종 시세 그래프와 매매 시점 오버레이(감정적 매매 아닌 시세 반응),
③ 정신과 진료 이력(2024년 5월부터 우울증 진료 3회),
④ 회사 재직 유지 사실(퇴사 없이 정상 근무 유지),
⑤ 진심 반성 진술서(A4 3장).
회생 신청 시 이 다섯 가지가 도박성 판단에서 성실성 쪽으로 기울게 하는 결정적 자료였습니다.
사건 시간표 — 접수부터 인가까지 431일
2025-04-21 — 첫 상담.
2025-05-15 — 소명 자료 취합 완료.
2025-05-28 — 회생 신청서 제출.
2025-06-18 — 개시 결정.
채권자 이의 접수 3건(카드사 2, 인터넷은행 1),
모두 서면 대응 후 조기 종결.
2025-08-04 — 사전 검토 의견서 수령.
도박성 채무 여부 검토 항목 명시.
14일 안에 위 다섯 가지 소명 자료 정식 제출.
2025-11-20 — 도박성 판단 관련 회생위원 심문 기일(1회).
"손실 회복 시도의 정황이 인정되고,
정상적 사회생활 유지 중임을 감안한다"는 취지의 의견 확인.
2026-05-30 — 변제계획안 인가 예정 통지.
2026-07-06 — 정식 인가 결정문 수령.
총 소요 431일 —
평균 케이스보다 약 5개월 더 걸린 이유는 성실성 심사 단계 때문이었습니다.
변제 계획 — 월 72만 원 × 60개월
가용소득 산정 —
월 실수령 315만 원,
1인 가구 최저생계비 143만 원 차감,
가용소득 172만 원.
법원 결정 변제금 월 72만 원 × 60개월.
36개월이 아니라 60개월이 된 건 성실성 심사 결과에 따른 조정입니다.
도박성 요소가 일부 반영돼 변제 기간을 최대치로 잡는 조건으로 인가.
총 변제액 약 4,320만 원,
원 채무 5,200만 원 대비 변제율 약 83%.
일반 회생 사건 평균 55~65%보다 훨씬 높은 변제율입니다.
"5년간 매달 72만 원.
길지만,
이 조건으로라도 인가해주신 것에 감사해요."
같은 상황이신 20~30대 분들께 — 진심 어린 조언 세 가지
첫째,
지금이라도 매매를 완전히 중단하세요.
회생 신청 전 마지막 매매 시점이 최근일수록 도박성 판단이 강화됩니다.
이번 사건도 신청 전 3개월간 매매 완전 중단 이력이 성실성 판단에 결정적이었어요.
계좌 자체를 폐쇄하실 필요는 없지만,
매매 활동은 오늘부터 완전 중단이 사건 성공의 첫 조건입니다.
둘째,
정신과 진료 이력이 있으시면 진료 확인서를 미리 확보하세요.
코인·주식 손실 후 우울·불안 증상으로 정신과 진료받으신 이력은 성실성 판단의 강력한 자료입니다.
회복 노력의 정황이 되니까요.
진료 이력이 없어도 지금이라도 진료 시작하시는 걸 권합니다.
경제적 손실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는 회복 자체가 우선이고,
그 과정이 사건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셋째,
부모님·형제·연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정리하세요.
가족 대출로 돌려막기는 절대 하지 마세요.
회생 신청 3개월 이내 가족 대출은 편파변제로 회수 대상이 됩니다.
이번 사건 의뢰인 분도 부모님께 도움 요청 없이 회생으로 정리하셨어요.
"부모님이 나중에 결과 알게 되셨을 때 '너 스스로 해결한 거니까 괜찮다'고 하셨어요."
스스로 정리하는 게 결국 가장 빨리 회복하는 길입니다.
맺음 — "부끄러움은 사건이 끝나는 순간부터 다른 감정으로 바뀝니다"
어제 인가 결정문 받으신 뒤 카톡으로 이런 말씀을 보내주셨어요.
"법무사님,
15개월 전 첫 상담 오면서 제일 무서웠던 건 부끄러움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그 감정이 완전히 다른 감정으로 바뀌었어요.
'해결됐다'는 감정이요.
5년 동안 매달 72만 원 이체할 때마다 그 감정이 조금씩 더 단단해질 것 같아요."
본인이 코인·주식 손실로 회생 가능성을 가늠하시려면 변제금 계산기에 예상 채무와 소득을 입력해 보시고,
파산·회생 중 어느 쪽이 본인 케이스에 가까운지 방향이 안 잡히시면 자가 진단 7문항으로 5분 안에 확인 가능합니다.
암호화폐·주식 손실 사건은 성실성 소명 자료 준비가 사건 성패의 절반이에요.
첫 상담 오시기 전에 매매 이력 CSV를 거래소에서 다운로드해두시면 자료 정리 첫 단계가 훨씬 빨라집니다.
"부끄러워서 못 왔다"는 마음으로 검색만 반복하고 계신 분이시라면,
저희 사무소로 오신 이 청년처럼 세 번째 시도에라도 문을 여시길 바랍니다.
15개월 후에 그 감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같은 자리에 오신 분들이 직접 경험하실 수 있는 자리를 저희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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